'휴~' 하던 한나라 '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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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19일 낮까지 민주당과 국민통합21 간 후보 단일화 합의가 흔들리자 "예견했던 일"이라며 반색했었다. 일각에선 "양측이 재협상에 나선들 깨진 그릇 이 맞추기 아니냐"며 파탄을 기정사실화했다. 단일화된 후보와의 양자대결보다는 1강2중 구도가 아무래도 부담이 적다는 기대감에서였다.

김영일(金榮馹)사무총장은 선거전략회의에서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파탄에 이른 것은 승리를 확신했던 정몽준 후보가 예상이 빗나가자 판을 깨고 있는 것"이라고 '단일화 간극 벌리기'에 나섰다.

그는 "살아온 길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관계는 애당초 잘못된 만남"이라며 "두 사람은 DJ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것 외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고 공격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盧·鄭 단일화 흥정은 정치를 망친 부패권력 계승자와 경제를 망친 부실재벌 계승자 간의 신 정경유착"이라고 가세했다.

한편 서청원(徐淸源)대표는 선관위의 '단일화 토론 TV중계 1회 허용' 결정에 대해 "선관위가 법에 의해 결정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결정해 유감"이라며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잘못된 결정을 선관위에 설명하고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밤 盧·鄭후보 측이 파경을 막기 위한 협상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 파악에 비상을 걸었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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