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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등급제 고비 일단 넘겼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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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게임 등급제 시행 소식 때문에 급락했던 게임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종의 대표주 엔씨소프트가 지난 14일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리니지 PK(Player Killing)' 버전에 대해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PK기능이 없는 리니지게임은 '12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9월 말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내렸던 영등위가 엔씨소프트 측이 게임 내용을 수정하자 등급을 완화한 것이다. 이 소식에 엔씨소프트는 지난 15일 2.78% 올라 11만1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이달 들어 가장 많은 33만주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4월 중순 주가가 25만원대까지 올랐다가 등급제 실시에 따른 우려감으로 지난달 말 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리니지가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만큼 향후 엔씨소프트의 매출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증권사들도 엔씨소프트에 대한 적정주가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6개월간 엔씨소프트의 주가하락 요인이었던 등급제 문제가 일단락된데다 이 때문에 미뤄왔던 중국 진출 등 각종 사업들이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표 참조>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실제로 15세 미만 사용자(17%)가 얼마나 이탈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15세 미만 사용자들의 매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새로운 게임들이 매출 감소분을 일부나마 만회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엔씨소프트의 앞날을 우려하는 전문가도 많다. 미래에셋증권 송인애 연구원은 "리니지2의 상용화 시기가 내년 하반기로 늦춰져 당분간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고 등급제 등 정부 규제가 향후 영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게임업종에 투자할 때는 업종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와 게임사업을 하는 인터넷업체 네오위즈·NHN 등으로 종목을 좁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 들어 해외 게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중소형 게임업체들은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지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여력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니사가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국내 시장에서 콘솔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2를 20만대 가량 팔았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콘솔·온라인 게임인 Xbox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국내 PC게임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코스닥에 등록된 PC게임업체 한빛소프트·위자드소프트 등 5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9% 줄었다.

동원경제연구소 구창근 연구원은 "국내외 게임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C게임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 데 50억∼80억원 가량 필요한데 이같은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는 국내 업체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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