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외교가에선 "중국은 아직 江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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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은 여전히 장쩌민(江澤民)주석의 손 안에 있다. "

후진타오(胡錦濤) 신임 총서기를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새 지도부가 발표된 뒤 베이징(北京) 외교가가 보인 반응이다. 胡체제 출범 자체에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런 탓인지 '江주석은 오너(소유주), 胡총서기는 최고경영자(CEO)'라는 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베이징 외교가의 이같은 반응은 중국 언론들의 보도 태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여전히 江주석을 胡총서기보다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6일 1면 머리기사에 江과 胡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그러나 江주석 사진을 더욱 비중있게 처리했다. 또 그 밑으로 江주석과 9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江주석을 서열 1위에 올렸다. 제목도 '江주석·胡총서기와 다른 지도부가 당 대표들을 열렬히 환영하고 연설했다'로 뽑았다. 국영 CCTV도 연일 江주석의 역할과 활동을 집중 보도했다. 반면 胡총서기는 江주석의 뒤를 따르는 모습으로만 전달됐다. 외국인용으로 발간되는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江주석의 사진을 전면에 실었다.

기사 논조도 마찬가지다. 인민일보와 차이나 데일리의 기사는 주로 江주석의 업적을 찬양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다른 관영 언론들과 차별되는 보도 태도를 보여 왔던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도 16일자에서만은 인민일보를 그대로 복사한 듯한 편집을 선보였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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