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백지구 아파트 '퇴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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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경기도 용인시가 구성읍 동백 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아파트 건설 사업을 교통난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무더기 반려했다.

또 성남시는 동백에서 죽전을 거쳐 서울을 잇는 고속화도로의 분당 연결을 반대하고 나서는 등 토지공사의 무분별한 택지개발에 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용인시는 6일 "한라·계룡건설 등 10개 업체가 동백지구에 8천5백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 사업 승인을 신청했으나 교통난 해결책이 없어 모두 반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동백지구 전체 신축 예정 아파트 1만6천여가구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하순부터 분양에 들어가 2005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던 동백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용인시와 동백지구를 연결하는 도로는 왕복 2차로인 군도 5호선뿐이어서 교통체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백지구와 분당을 잇는 광역도로 공사는 한국토지공사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공사차량이 통행할 대체도로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반려 이유를 설명했다.

성남시도 최근 동백∼죽전∼분당을 통해 서울로 가는 총연장 10㎞의 고속화도로 분당 연결 방침에 대해 분당 지역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자 '불가' 방침을 용인시와 토지공사에 통보했다.

시는 도로법상 도로를 연결할 때 해당 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 만큼 협의가 들어오면 불허할 방침이다.

시는 "토지공사는 동백∼죽전 도로를 분당에 접속해 기존의 분당∼수서, 분당∼내곡 간 도로를 거쳐 서울로 이으려 하고 있으나 이럴 경우 분당 주민뿐아니라 동백·죽전지구와 인근 수지지구 주민 모두 심각한 교통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2006년 이후 완공 예정인 영덕∼양재, 의왕∼분당 두 광역도로가 개통된 뒤 동백∼죽전 도로의 분당 접속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지공사 측은 "도로 등은 토지공사 혼자 힘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데도 해당 지자체가 국가 차원의 택지조성사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997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동백지구는 1백만여평의 부지에 1만6천6백60가구를 조성, 5만1천여명을 수용하게 되며 2006년 1월 입주를 끝낼 예정이었다.

정재헌 기자

jgiant@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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