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테이블 앉은 민주당 ‘빅3’ 대화 없이 악수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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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칩거를 마치고) 내려온다면서?”

“응, 이제….”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이 묻자 손학규 고문이 대답했다. 경기고·서울대 동기 동창인 두 사람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만나 악수하며 주고받은 얘기다. 손 고문이 춘천 칩거를 거두고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뛰어들 시기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대화다.

10일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앉았다. 오른쪽부터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이해찬 전 총리, 손학규 민주당 고문, 임동원 전 국정원장,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고문,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한명숙 전 총리, 주호영 특임장관,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내 ‘빅3’로 불리는 정세균 전 대표,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이 모두 참석했다. 세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행사 후 악수만 교환했다. 기자들이 “언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거냐”고 묻자 정 고문과 정 전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손 고문만이 “가까이 자주 볼 때가 있겠죠”라고 말했다.

출판기념회 감사 인사를 하러 나온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권력에 굴하지 않고 위험을 이겨낸 남편이 존경스러웠던 만큼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길 원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여야 정치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석수·이수성·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도 보였다. 여권에선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자서전 출간을 축하했다. 당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참석했다는 얘기가 돌 기도 했지만 박 전 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신용호·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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