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뜨고, 소형 노트북은 ‘죽을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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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스마트폰 확산이 소형 노트북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무선인터넷으로 e-메일과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 온 소형 노트북의 판매가 줄고 있는 것이다.

TG삼보컴퓨터가 올 1월과 7월 국내 노트북 시장을 조사 비교한 자료를 보면 14·15인치급의 판매 비중이 1월 53%에서 7월 58%로 5%포인트 늘어난 반면 10∼12인치급 ‘넷북’류의 시장은 같은 반 년간 32%에서 25%로 7%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노트북이 데스크톱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면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14·15인치급 노트북이 데스크톱의 수요를 대체하고, 휴대하기 편리한 10∼12인치급 노트북은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가운데 수퍼 아몰레드(AMOLED) 급에 화면 크기가 4인치로 가장 큰 삼성전자 갤럭시S의 경우 눈에 가까이 댈 경우 10인치급 못지않게 선명하고 역동적인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평을 듣는다.

TG삼보컴퓨터의 우명구 이사는“15인치급 노트북이 200만원 넘는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린다. 스마트폰 열풍의 반사이익을 한동안 소외받던 대형 노트북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장착한 휴대 디지털 기기가 속속 등장하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기존의 PMP(포터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 안드로이드 OS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휴대형 디지털 기기를 통틀어 ‘SMP(스마트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라 부른다. 팬택이 ‘스카이 더 플레이어’라는 제품명으로 이를 지난달 말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에서 통화기능만 뺀 ‘갤럭시 플레이어’를 다음 달 내놓을 계획이다.

SMP는 통화료 부담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갈아타지 못하고, 기존 PMP를 인터넷 강의 시청과 전자사전 용으로 쓰던 학생 층에 인기다. 팬택 이훈 상무는 “와이파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통화료 걱정 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토익이나 영어 단어 암기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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