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식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회사원 金모(41)씨는 요즘 상장지수 펀드(ETF)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그는 지난 14일 ETF가 거래소에 상장되자마자 사들였다가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 17일 팔아 4% 가량의 수익률을 거뒀다. 670선까지 치솟았던 종합주가지수가 조정받았던 지난 21일 金씨는 또다시 ETF를 사들였다. 그러나 22일 주가는 金씨의 기대와는 달리 큰 폭으로 떨어졌다. 4% 넘게 하락하는 종목이 속출했지만 金씨가 매수한 코덱스(KODEX)200은 2.1% 떨어진 데 그쳤다. 비록 일부 급등 종목처럼 10% 넘게 오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훨씬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金씨처럼 ETF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점차 늘고 있다.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요즘 장세에선 이만한 상품도 드물다는 판단에서다. ETF는 ▶종목 선정이 쉽고▶시장에서 소외되지 않으며▶주가는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 효과를 누린다=ETF를 구성하는 종목은 기존의 지수 연동형 펀드(인덱스 펀드)처럼 코스피200(거래소 주요 상장종목 2백개의 주가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지수) 등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과 똑 같다. 즉 코스피200 지수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백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면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는 ETF인 코세프도 역시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백개 종목을 망라하고 있다. 따라서 ETF를 매수하면 거래소 시장의 대표 종목을 모두 매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어지간해서는 삼성전자·SK텔레콤 등 고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투자 종목군)를 짜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ETF를 매수하면 불과 10만원(ETF의 최소 매매단위는 10주)으로도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는다=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가지수는 올라가는 데 자신이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떨어지는 걸 지켜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ETF를 보유하고 있으면 적어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14일 이후 25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많이 올랐지만 상당수 종목들은 오히려 떨어졌다. 종합지수가 6.8% 오르는 동안 2백20개 종목(전체 상장종목 중 25.6%)의 주가는 뒷걸음질했다. 주요 상장종목인 국민은행이 3.3% 가량 떨어졌고 세양산업·광덕물산 등은 20% 넘게 하락했다.
또 현재 거래 중인 ETF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코덱스50(이 기간 중 2.67% 상승)보다 덜 오른 종목이 3백98개(마이너스 수익률 종목 포함)에 달했다. 이는 거래소 전체 상장종목 중 46.3%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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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TF란=ETF란 기존의 지수 연동형 펀드처럼 코스피200 등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과 동일하게 '주식 묶음'을 만들어 전체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인덱스 펀드와는 달리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켜 보통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현재 거래소에는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도록 설계된 코덱스200(삼성투신운용 상품)과 코세프(LG투신운용), 코스피50 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50(한국투신운용), 코세프50(제일투신운용) 등 네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