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여성파워 3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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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보건복지부가 11일 정기인사에서 고시 38회 출신 여성 서기관 3명을 나란히 과장으로 발탁승진시켜 과천 관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들은 김상희 인구.가정정책과장, 김혜진 국가중앙의료원 설립준비단 과장, 신꽃시계 보건복지 전달체계 개선팀장(과장급)으로, 세 사람 모두 나이(35세)도 같다.


보건복지부에서 여성 고시 동기생 3명이 나란히 과장과 팀장으로 승진했다. 왼쪽부터 신꽃시계 팀장, 김상희 과장, 김혜진 과장.[김성룡 기자]

1995년 임용된 이들은 복지부에 함께 배치받은 남자 동기생(8명)을 모두 제치고 승진해 여성 파워를 과시했다. 중앙 부처에서 여성 과장 셋을 동시에 발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 공직계에서는 이들의 발탁을 남녀 차별과 연공 서열 파괴의 본격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북대 행정학과를 나온 김상희 과장은 일찌감치 동기들과 선배들을 제치고 임용 7년 만인 2002년 12월 서기관에 승진했다.

김 과장은 "육아휴직을 다녀와서 불이익을 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중책을 맡게 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진(서울대 간호학과 졸업) 설립준비단 과장은 2003년 8월 복지부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기획계장에 발탁됐다. 근성 있는 기획통으로 유명한 김 과장은 2002년 이후 2년간 국민연금 재정 개선안을 만들 때 제시간에 집에 들어간 적이 없어 남편이 육아를 도맡다시피한 일화를 남겼다.

추진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신 개선팀장은 인구.가정정책과에 근무할 때 '건강가정기본법의 틀'을 만들어 냈다. 복지부 여직원 모임인 보람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고시 동기생인 남편은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현재 52개 중앙부처 과장급 중에서 여성은 143명이다.

신성식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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