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첫 원폭 희생자 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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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대사 히로시마 위령제 참석 6일‘원폭 희생자 위령제’에서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왼쪽)가 아키바 다다토시 히로시마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히로시마 AP=연합뉴스]

65년 전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의 대표와 피폭 희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핵무기 없는 세계’를 기원했다.

6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廣島)시 평화기념공원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존 루스 주일 대사 등 74개국 대표와 피폭 희생자 유가족 등 5만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제 및 평화기념식’이 열렸다.

미 정부 대표가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핵보유국인 영국·프랑스 대표도 처음 참석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 총리는 각국 대표에게 “핵무기 피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히로시마 피폭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26만9446명에 달한다.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이 행사에 처음 참석한 반기문 총장은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 공포에 짓눌려 살게 된다”며 “2012년까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발효시키자”고 주장했다.

한편 루스 대사가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끝내려고 원폭을 투하한 것” “위령제 참석은 말 없는 사죄”라는 비판이 미국 보수층에서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오바마 정부의 핵 군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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