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지도는 어떤 인성교육 보다도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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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진로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등학교에서 이 물음은 현실적으로 진학할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일로 귀결된다.

특히 이 시기에 학생들의 대학 및 학과 선택은 삶의 방향을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진로를 지도하는 교사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진학 상담을 할 때 어려운 점은 학생들의 적성과 관심사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는 인문계의 경우 법학과와 경영학과, 자연계는 의대·치대 등 특정 학과를 선호하는 현상이 옛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적성과 관심보다는 대학의 사회적 인기도 등이 진학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중도에 그만두는 사례를 흔하게 본다.

진로 상담자로서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잠재된 자질과 능력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엔 변화된 사회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먼 안목에서 자신의 직업적 목표를 확고하게 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 사회 전반의 고용 구조가 변했고, 직업도 다양해졌다. 따라서 당장 무난한 대학을 선택하기보다는 졸업 후 갖고자 하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목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앞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소위 일류대 졸업생이 아니라 한 분야의 전문가다. 요즈음 전문성을 살린 작은 대학들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대학은 취업과 직결된 실무형 교육과 외국어 교육 등을 중점 실시해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높다.

진학 지도를 할 때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이들 대학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확고한 직업관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학생들의 진로 지도는 어떤 인성 교육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직업을 개인만의 이익 실현 수단으로 보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직업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먼저 알리고, 그것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사회에서 성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때 교사의 진로 지도 역할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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