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스카프 연출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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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2면

스카프는 늘 입던 평범한 옷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또 같은 스카프라 해도 연출법에 따라 느낌이 아주 달라진다. 요즘처럼 아침과 저녁 날씨가 변덕스러울 땐 스카프의 보온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무늬 없는 단색 스카프는 묶는 방법에 따라 사람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화려한 무늬가 있는 스카프일 경우 그 무늬를 최대한 부각하는 게 효과적이다.

키가 커 보이고 싶으면 직사각형의 긴 스카프를 어깨에서 허리까지 양쪽으로 나란히 늘어뜨리는 게 좋다.

이 연출법은 지적인 느낌을 주는 효과도 있다.

스카프를 머리에 두건처럼 쓰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히피풍의 개성 강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스카프를 몸에 두르는 것만이 연출법은 아니다. 멋진 무늬가 있는 스카프를 손가방 손잡이 부분에 묶어 두면 단조로운 옷에 포인트를 주면서 세련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이때 옷은 단순한 디자인과 색깔을 선택해야 한다.

가끔 머플러와 스카프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미국이나 영국에선 '머플러'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스카프'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머플러'란 방한용으로 쓰이는 양모 제품을 말한다. 스카프는 대부분 실크가 소재로 쓰인다. 스카프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것은 1789년의 프랑스 혁명 이후다. 실크 소재 스카프는 원래 귀족들의 장신구로 쓰였는데 프랑스 혁명을 전후해 프랑스 서민들에게로 전파됐다.

스카프를 즐겼던 무용가 이저도라 덩컨의 이름을 단 '덩컨 스타일'<그림>은 스카프를 가장 멋지게 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바람에 날리는 덩컨 스타일 스카프는 성숙하고 우아한 느낌을 자아낸다. 덩컨 스타일은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로 꼽힌다.

덩컨은 생애 마지막 날까지 이 스타일의 스카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72년 프랑스 니스에서 한 카레이서의 드라이브 신청을 받고 차에 올랐던 그는 스카프에 목을 졸려 생을 마쳤다. 차바퀴 밑에 늘어져 있던 스카프가 출발하는 차의 바퀴에 감기면서 순식간에 덩컨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이다.

하지만 스카프를 보면서 덩컨의 비극적인 죽음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여전히 덩컨 스타일은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스타일이다. 멋쟁이라면 1m 이상의 긴 스카프를 한쪽 어깨에 살짝 넘기는 덩컨 스타일을 한번쯤 연출해 보는 게 어떨까.

국제매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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