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계 감원 태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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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융계에 감원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다우존스 통신은 6일(현지시간)미국 2위의 투자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수천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우존스는 JP모건 체이스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확한 감원 규모는 말할 수 없지만 4천여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 체이스의 감원은 이 은행의 주업무 중 하나인 기업 인수·합병 건수가 줄어든 데다 통신업체에 대출한 부실채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달 말 발표될 예정인 JP모건 체이스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통신업에서의 부실채권은 1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 체이스는 올 초에도 감원을 했다.

한편 미국 최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도 추가 감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는 지난해 이미 1만5천여명의 직원을 회사 밖으로 내몰았다.

감원 바람은 미국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독일 3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기업금융부문의 인력을 수백명 줄일 계획이라고 같은 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번 감원 계획은 코메르츠방크가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4천3백여명을 내년 말까지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같은 독일은행인 도이체방크가 구조조정을 위해 1천8백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 네덜란드의 최대은행인 ABN암로는 올 초 2004년까지 6천여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지난 3월 미국 지사를 폐쇄해 5백50여개의 일자리를 없앴다.

은행측이 인력감축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미 3천여명이 넘는 직원이 스스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의 UBS워버그 증권도 지난 6월 런던지사의 인력 2백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 올해 유럽과 미국의 투자은행들의 손실액은 사상 최대액수인 1백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투자은행업계 종사자 가운데 6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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