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 월드컵 스타 지소연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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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이 2일(한국시간) 독일 여자 청소년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브이(V)를 그려 보이고 있다. [빌레펠트=연합뉴스]

“독일요? 집과 차까지 준다고 해도 전 미국으로 가고 싶어요.”

이번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은 지소연(19·한양여대)을 위한 잔치였다. 1일 막을 내린 대회에서 지소연은 6경기 8골을 터뜨리며 실버슈(득점 2위)와 실버볼(최우수선수 2위)을 품에 안았다. 국내 팬들에게서 ‘지메시’ ‘국민 여동생’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미국·독일 팀으로부터 억대 연봉의 영입 제의를 받고 있다.

2일 본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고 알려주자 지소연은 “정말요?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꿈꾸던 일이 일어났네요”라며 기뻐했다.

◆남자인 줄 알고 선수 제의=지소연은 1998년 서울 이문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했다. 짧은 머리, 소년 같은 외모가 축구 인생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됐다. “초등학교에서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있는데, 축구부 김광열 코치가 회원모집 전단을 줬어요. 남자인 줄 알고 줬나 봐요.” 공 차는 걸 워낙 좋아했던 지소연은 그 길로 어머니 김애리(43)씨에게 가 “엄마, 나 축구 시켜 줘” 하고 졸랐다. 처음엔 반대하던 엄마도 밤낮으로 졸라대는 딸의 열정에 마음을 녹였다. ‘지메시’라는 별명 얘기가 나오자 “휴우~” 하고 한숨을 쉰 뒤 “부담돼요. 거기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야 하잖아요. 정말 한숨 나는 별명이에요”라면서도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빌레펠트=연합뉴스]

◆방송 신경 쓰이지만 화장은 노(NO)=최근 지소연은 연일 신문·방송을 장식하고 있다. 그는 “카메라 때문에 신경 쓰이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선크림만 듬뿍 발라 얼굴을 하얗게 하는데, 화장은 안 해요. 시상식 같은 행사 때 화장을 해봤는데 이상하더라고요. 전 화장을 하나 안 하나 똑같아요” 하며 깔깔댔다. 모든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던 그가 이성 얘기를 꺼내자 수줍은 여성으로 돌아갔다. 그가 꺼낸 이상형은 ‘귀여운 남자’다. “2PM의 닉쿤이 이상형이에요. 이제 만날 수도 있어요?” 하며 목소리가 높아진다.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싶다”는 말에 각계에서 컴퓨터를 선물했다. 그는 “ 컴퓨터가 생긴다니 기뻐요. 앞으로 더 가지고 싶은 것은 없어요”라고 말을 끊었다. 그러더니 좀 더 욕심이 생긴 모양이다. “아, 그래도 옷이나 구두 같은 건 좀 갖고 싶어요. 저도 여자잖아요. 한국에 가면 옷도 좀 사고 싶고, 여름이니까 워터파크도 꼭 가고 싶어요” 하고 기대를 표했다.

◆미국에서 뛰고 싶어요=독일 분데스리가의 한 축구팀은 지소연에게 연봉 1억원에 집·차를 제공하겠다며 입단을 타진했다. 지소연은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미국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뭘까. 그는 “언젠가 엄마한테 1층 살림집, 2층 레스토랑, 3층엔 찜질방이 갖춰진 집을 차려주고 싶어요. 엄마가 찜질방 가는 걸 좋아하거든요”라면서 “엄마가 정말 보고 싶어요. 집에 가면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 먹어야 하는데. 저 매운 음식 진짜 좋아하거든요” 하며 입맛을 다셨다.

‘지메시는’…

생년월일 1991년 2월 21일

체격조건 1m61㎝, 50㎏

출신교 이문초-오주중-동산정보산업고-한양여대

좋아하는 음식 삼겹살

좌우명 하루를 마지막처럼 살자

친한 친구 U-20팀 문소리·권은솜과 한양여대 친구들

주요 경력 2009 제25회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여자축구 최우수선수상
2010 FIFA U-20 월드컵 실버볼·실버슈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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