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연·다이어트 =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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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 법인은 올해 초 직원들을 상대로 '담배를 끊겠다'는 서약을 한 금연 희망자를 받았다. 6개월간 담배를 끊으면 30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겠다는 '당근'도 내걸었다. 흡연 직원 100여명 중 30명이 신청했다. 금연 신청자가 담배를 피우려고 할 때 이를 막고, 사탕이나 껌을 주는 역할을 하는 '금연 도우미'도 같은 부서원 중에서 한명 정했다. 신청자가 금연에 성공하면 도우미도 5만원짜리 상품권을 받는다.

상금이나 상품권을 주면서까지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외국 기업들이 있다. 금연이나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포상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건강하면 업무 능률이 오르고, '직원 건강까지 돌보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퍼지면 인재들도 찾아온다는 판단에서다. 건강.생활용품 회사인 한국존슨앤존슨도 금연에 성공하는 직원에게 상을 준다. 일단 금연 선언을 하면 50만원을 주고, 1년반 동안 끊으면 50만원을 더 준다. 실패하면 먼저 받은 50만원은 반환해야 한다. 2002년에 시작해 흡연자 100여명 중 약 50명이 담배를 끊었다.

경영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SAP는 2003년 여름부터 분기별로 다이어트 신청을 받고 있다. 처음 몸무게를 재고 3개월 뒤에 다시 측정해 제일 많이 뺀 사람에게 30만원짜리, 2등에게는 15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제약회사 한국애보트도 다음달 중 살빼기 신청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3개월 안에 몸무게의 5%를 줄이면 10만원을 주고, 그 다음 3개월까지 5%를 더 줄이면 20만원을 더 준다. 헬스클럽 등록 비용이나 운동복.운동화 구입비도 회사가 댄다.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 PTC코리아는 이른바 '담파라치'제도를 운영해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건물 복도나 계단 등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 발각된 직원은 적발한 동료에게 벌금 10만원을 줘야 한다. 이 회사 기술지원부 홍성균(35)과장은 "하루 한갑 정도 담배를 피우다 세차례 걸린 뒤 결국 담배를 끊게 됐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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