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캘리포니아 드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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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캘리포니아 드림'.

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 세 경기는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고팀들의 차지였다.

전날 나란히 1패를 안았던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각각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를 꺾고 1승1패로 균형을 되찾았다. 하루 늦게 1차전을 시작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초반에 터진 하위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8-5로 승리했다.

최고의 빅매치는 에인절스와 양키스전이었다.

에인절스는 전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으나 흔들리는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역전·재역전의 숨막힌 승부 끝에 홈런 네발을 포함, 17안타를 몰아친 에인절스가 8-6으로 양키스를 눌렀다.

전날 계속 끌려갔던 에인절스는 작심한 듯 1,2회 솔로홈런 한방씩을 터뜨리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양키스는 0-4로 뒤지던 3회말 데릭 지터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시동을 건 뒤 3-4로 뒤진 6회말 알폰소 소리아노의 2점홈런으로 5-4로 역전했다. 패기의 에인절스는 4-5로 뒤진 8회초 개럿 앤더슨과 트로이 글로스의 랑데부 홈런 등으로 7-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때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자정을 막 넘기고 있었고 양키스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8회말 역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2사 만루에서 양키스 최고의 타자 데릭 지터에게 찬스가 왔다. 그러나 '천사(에인절스)의 미소'는 뉴욕의 마법을 이겨냈다.

에인절스의 마무리 투수 트로이 퍼시발은 최고 시속 1백57㎞의 광속구를 던져 지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에인절스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 순간이었다. 에인절스는 5일 오전 9시 홈에서 양키스와 3차전을 갖는다.

자이언츠는 배리 본즈(4타수1안타)가 집중 견제를 당했으나 노장 포수 베니토 샌티아고(37)가 5타수 3안타·2타점으로 맹활약하는 등 12안타를 퍼붓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애슬레틱스는 좌완 선발 마크 멀더의 호투와 1회말 에릭 차베스의 3점 홈런에 힘입어 트윈스를 9-1로 꺾었다.

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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