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서해 일부 연안 바닷속 산소'바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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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 여름 적조가 휩쓸었던 남해와 동해남부 연안이 심각하게 부(富)영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해시의 진해만, 여수시의 가막만, 고성군의 자란만 등에는 바닷물 속 산소가 고갈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1일 국립수산과학원은 1999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 연안 37개 해역을 대상으로 환경평가를 실시한 결과, 남해안의 진해만 등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기간 중 가막만·진해만·자란만 등의 경우 저층의 용존산소농도(DO)가 1ppm 안팎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1∼3등급으로 구분되는 해역별 수질기준에서 최저 등급인 3등급(용존산소 2∼5ppm)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물고기도 살 수 없는 강한 빈(貧)산소층이 형성된 것이다.

경남 고성군 고성만 저층의 용존산소도 3∼4ppm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들 해역의 용존산소가 낮은 것은 육상으로부터 유기물이 유입되거나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하는 등 부영양화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양어장이나 육지로부터 영양분인 질소·인이 들어오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이 촉진되고 플랑크톤이 죽어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으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느라 빈산소층이 발생한다.

수산과학원 환경관리과 이원찬 박사는 "바닥에 가라앉았던 영양분이 다시 수층으로 떠올라 적조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수산과학원측이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질소·인의 농도를 바탕으로 부영양도 지수를 계산한 결과,자란만 9.9, 진해만 8.1 등으로 부영양화의 기준이 되는 4를 훨씬 넘어섰다.

동해와 서해안은 전체적으로 남해안에 비해 오염이 덜했으나 육지로부터 오·폐수 유입이 많은 동해 남부의 부산·울산·온산연안과 서해안의 강화·영흥과 아산연안 등은 부영양도 지수가 4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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