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문화교류’는 기본, 맞춤형 전담 외교관 많이 키워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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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호 08면

중동 지역은 산유국과 건설·수출시장, 이슬람 문화, 제3세계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수문화지역인 중동 국가와의 관계 증진 방안이 무엇인지 한국에 관심이 많은 현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중동 현지 전문가 3명이 말하는 관계 증진 비결

아이만 이라키
“문화적 교류가 필요하다. 문화는 개별 국가를 고려한 맞춤형 전문외교의 바탕이다. 걸프 산유국들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이집트가 중동 내에서 정치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은 문화 덕택이다. 이집트의 TV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자란 아랍인들은 이집트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리비아의 정치 시스템과 사회 환경을 적확히 파악하려면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거꾸로 리비아 지도층은 한국의 문화·관습 그리고 정치적 환경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언론 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에 보도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본다. 한국에 완전한 언론자유가 있고 정부가 이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 좋았을 것이다.” (두바이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사카피야’ 편집장)

사이드 시드키 압딘
“현지 언어 구사능력은 기본이고 오랜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세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외교관이 많아야 한다. 일본과 중국, 심지어 북한만 해도 아랍어를 구사하는 대사들이 현지에서 활동한다. 현지 언어와 문화·관습도 모르면서 외교 현장에 나서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집트 카이로대 아시아연구소 교수)

무스타파 하마르네
“(한국의 외교인력 운용에 대해 들은 뒤) 21세기에는 전문적인 외교가 필요하다. 중동 국가의 경우도 동아시아 담당자는 계속 한 분야에서 일하도록 한다. 순환근무제도는 21세기에 적합하지 않다. 작은 사안이 큰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보다 세심하고 정교한 전문 외교가 필요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지역을 담당하는 외교부 고위직 신설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사의 효율성에 대해) 중동은 인맥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다. 현지 고위 인사들과 오랜 인맥을 쌓은 특사 활용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 보좌관을 대륙별로 두고 특사로 활용한다. 대부분 비상임이지만 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을 맡아 활동하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즉각 투입돼 사태 해결에 나선다.” (요르단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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