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특구 초대장관 양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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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홍콩=이양수·베이징=유광종 특파원] 북한은 24일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에 중국의 2대 부호인 양빈(楊斌·39·사진)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을 공식 임명할 것이라고 CNN·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楊회장은 이날 평양에서 있은 CNN 등 외국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신의주 특구는 중국 위안화와 미 달러화를 공용화폐로, 영어·중국어·조선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기사 5면>

홍콩의 북한관련 소식통들도 "평양에 머물고 있는 양빈 회장이 신의주 특구 초대장관에 내정됐으며, 내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楊회장도 평양 인터뷰에서 "내가 새로운 경제특구를 이끌 적임자"라며 "나는 (일찍 개혁·개방을 추진한)중국의 유산을 물려받은 데다 네덜란드 국적으로 유럽연합의 시민권을 가졌고, 북한과 중국 간에는 밀접한 유대가 있다"고 자신이 장관으로 선정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특구에는 유럽식의 새로운 사법제도를 도입할 것이며, 일국양제로 운영되는 홍콩과 마찬가지로 입법원 선거도 실시할 것"이라며 "서방 등 외국인 관료·법조인들도 대거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특구는 사회주의 북한과는 전혀 별개로 완전한 자본주의로 운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북한 정부는 신의주 특구 입법회를 현 홍콩 입법원의 절반 규모인 15명 정도로 구성하길 바라고 있다. 이중 절반은 중국·홍콩·미국·유럽인 등 외국인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楊회장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목한 미국 시민도 입법위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楊회장은 또 "1백32㎢에 달하는 특구지역의 북한주민 50만명은 이주시킬 예정"이라며 "북한 인민들은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어 실패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신의주 특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훼·유통 재벌로 중국 2대 갑부로 꼽히는 楊회장은 지난 6월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신의주지역을 특구로 지정, 오락·휴양지와 산업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경제특구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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