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천안 미분양 "살판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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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반사이익이 짭짤해요."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용인·천안 등 인기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잘 팔리고,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률이 오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와 달리 이들 지역에선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 단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되지 않은 곳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요즘 하루 수십채씩 계약이 이뤄지면서 분양률이 80~90%를 넘어서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분양된 용인시 신봉리 대우드림월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진 이후 하루에 이삼십 채씩 팔려나간다. 하루에 겨우 두세 채 팔리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10배로 늘어났다. 43~61평형 대형으로만 이뤄져 50%대를 맴돌던 분양률도 최근 들어 80%를 훌쩍 넘어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편의시설이나 교통·학교 등 용인 지역의 문제점이 개선된 게 없는데 갑자기 수요가 늘어난 것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다는 이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 상현리 수지 3차 성원상떼빌도 1년째 꿈쩍하지 않던 55, 62평형이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성원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할인 등의 혜택이 없는데도 잘 팔려 분양 담당자들이 고무돼 있다"며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데다 강남권 집값 상승 영향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용인 수지 신봉 신LG빌리지 2차도 입주가 2004년 12월로 2년 이상 남았지만 50~60평형대 미분양분의 소진이 빨라졌다. 한동안 뜸하던 분양권 전매도 활발해져 9·4 대책 이후 종전의 두배 수준인 하루 10여건이 손바뀜한다. 이 영향으로 전평형의 프리미엄이 상승세를 타면서 60평형의 경우 지난달 말보다 8백만원이 올라 4억3천만~4억3천6백만원 선에 거래된다.

미분양이 많았던 천안시 쌍용동 현대아파트도 불당지구 분양 이후 판매에 속도가 붙은 뒤 이달 들어서는 1,2층 등 비로열층까지 쉽게 소화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분양가가 싸기 때문에 주로 서울지역 투자자나 전주(錢主)를 낀 떴다방들이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워 값이 오르면 팔겠다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곳에서 나온 아파트는 분양도 잘 된다. 지난 9일 삼라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남동에 건설 예정인 삼라마이다스빌 32평형 1백59가구에 대한 수도권 1,2순위 청약접수에서는 2백50명이 신청, 1.6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용인 이외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분양한 30가구에는 1백15명이 청약해 3.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삼라건설 관계자는 "용인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돼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고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산업개발이 안산시 신길동에서 지난 10일 내놓은 현대모닝사이드 2백12가구에는 3백1명이 신청했다. 안산지역 이외의 수도권에서 1백99명이나 청약했다.

안장원·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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