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核위협 더 크지만 이라크보다 신중한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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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뉴욕=연합]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3개국 가운데 이라크가 최우선 공격목표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 타임스는 9일 "대량 학살무기 개발에 따른 위협은 북한이 이라크보다 훨씬 더 강하지만 신중한 외교행보로 인해 이라크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무기의 경우 북한은 한두 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으며 핵탄두 제조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이라크는 고농도 우라늄을 자체 생산해 핵무기를 제조하기까지엔 적어도 5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도 북한은 1998년 3단계 미사일인 대포동1호를 시험 발사해 미국 본토까지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북한의 미사일에 훨씬 못미치는 6백30㎞급 알 후세인 스커드 미사일과 1백45㎞의 알 사무드 미사일이 전부다.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북한은 이라크와 달리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중단시킨 데 반해 북한은 경수로 건설지원을 대가로 사용 후 핵연료를 제거하고 핵개발을 중지하는 데 동의했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도 대포동 발사후 스스로 중단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어 미국의 군사전략이란 면에서도 북한과 이라크는 중대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백만 대군을 휴전선 인근에 배치시켜 두고 있고 서울이 북한 대포의 사정권 내에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섣불리 군사행동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라크는 걸프전 이후 전력이 약화해 미국 국방부의 관점에서는 충분히 승산있는 상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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