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委서 진술 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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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의문사진상규명위가 許일병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한 盧모(54)씨는 28일 밤 본지 기자와 만나 "나는 절대 許일병을 죽이지 않았으며, 의문사위가 사건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통사고를 당해 현재 경기도 평택시 모 병원에 입원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시 상황은.

"1984년 3월 31일 우리 중대의 장모 중위가 진급을 해 중대장실에서 회식을 했다. 회식 중에 중대장과 내가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했다. 그렇지만 잠시 후 중대장실에서 그냥 나왔다. 이 과정에서 총을 겨누는 등의 상황은 없었다. 許일병은 중대장실 밖에서 대기하며 회식 수발을 했다. 그게 전부다."

-의문사위에서 조사를 받았나.

"지난해 7월부터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조사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내가 許일병을 죽이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하지만 위원회가 짜여진 각본대로 결론을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원회에서 오늘(28일) 당신의 진술 내용을 일부 공개했는데.

"중대장실에서 소총을 든 채 막 나오는데 누군가 '참으라'며 껴안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 대목을 위원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한 것이다."

-許일병이 자살했다고 생각하나.

"얼마 전까진 자살이라고 믿었는데…. 위원회가 보여준 許일병의 시체 사진을 보고 타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나는 절대 죽이지 않았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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