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과 '내사랑 팥쥐' 동시출연 김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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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깡패와 '왕자'가 동일 인물 ? 신세대 탤런트 김재원(22)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주말드라마 '라이벌'에서는 조직폭력배 장우혁으로, 26일부터 방영되는 MBC 월화드라마 '내사랑 팥쥐'에서는 놀이동산 사장의 아들로 모든 조건을 갖춘 겸손한 '왕자님' 강승준으로 등장한다. 방송사를 오가며 드라마 속에서 신분의 진폭이 극과 극을 달리는 셈이다.

"여기저기 자주 나오면 시청자분들은 얼마나 식상하시겠어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감독님들이 간곡하게 부탁하시는데 어떡하겠어요."

주간단막극 '우리집'(MBC)에 김재원을 처음 주연으로 발탁했던 이창한 PD가 "'라이벌'이 내가 처음 하는 주말드라마다" 하는 소리와,'내사랑 팥쥐'의 이진석 PD의 "재원아, 내가 연출을 하면 이제 얼마나 하겠니"라는 회유를 그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김재원은 지난 6월 종영된 MBC '로망스'에서 연상의 여선생님을 사모하는 관우역으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떴다'. 데뷔 1년 만에 그를 수식하는 단어도 생겼으니 바로 '살인미소'다. 그만큼 그의 환한 미소는 뭇여성들의 가슴을 녹여버렸다.

'라이벌'에서는 조직폭력배 분위기를 내기 위해 처음엔 머리를 산발한 펑크 스타일에 탈색까지 했다. 액션연기는 오히려 자신있었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합기도·태권도·우슈(중국 전통무술) 등 각종 격투기로 단련된 무술고수. 고교시절 가방에 책대신 도복을 넣어다녔을 정도다.

반면 '내사랑 팥쥐'에서는 항상 세련된 양복 정장스타일로 등장한다. 머리 스타일도 얌전하게 가다듬었다. 때문에 '라이벌'에서도 비슷한 헤어스타일이 돼버렸다.

"차이를 줘야하잖아요. 그래서 '라이벌'에서는 머리끝을 올리고 '내사랑 팥쥐'에서는 내리죠. 하하."

부모님이 모두 교사인 김재원은 경찰 아니면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동네 이비인후과 원장의 소개로 우연히 연기를 시작했다. SBS 시트콤 '허니허니'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우리집'의 주연을 따냈고 이어 출연한 '로망스'로 입지를 굳혔다. 현재 상명대 연극과 01학번이지만 학교에 나가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쁜 생활이다.

'내사랑 팥쥐'에서 그는 '우리집'에 함께 출연했던 김래원과 다시 한번 연기호흡을 맞추게 됐다.

"'우리집'에 출연할 때는 래원이가 부잣집 아들이고 저는 가난한 집 애였거든요. 외제차 타고 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사장 아들이고 래원이는 물개조련사예요. 세상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재원은 세상의 이치를 드라마를 통해 하나씩 깨달아 가는 듯 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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