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일병 타살 목격 소대원들 헌병대 고문후 포상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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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984년 군 복무 중 숨져 자살처리됐다가 최근 타살된 사실이 확인된 허원근(당시 22세·일병)씨 사건과 관련,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소대 원 전원이 헌병대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이후 포상휴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상급부대가 나서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졌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韓相範)는 22일 "許일병의 소대 동료들로부터 '사건 직후 소대원 8명이 사단 헌병대로 연행돼 가혹행위를 당한 뒤 풀려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소대원들은 사건이 발생한 4월 2일부터 2주간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으며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에 봉을 끼운 채 다리를 밟히고 귀 옆 머리카락을 집중적으로 뽑히는 등의 고문을 당한 뒤 "조사 내용을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는 것이다. 또 석방된 뒤 3~4일씩의 포상휴가를 받았다고 규명위는 주장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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