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받은 현대 출마보다 빚 갚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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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정몽준(얼굴)의원 흠집내기에 시동을 걸었다. 18일 서청원 대표 등이 나서 공세를 폈다.

한나라당이 鄭의원에게 칼끝을 겨누는 것은 그가 '제3신당'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고 있는 데 대한 경각심 때문이다. 월드컵대회 이후 鄭의원의 지지도가 급상승해 이회창 후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됐다. 徐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근대사에서 부(富)와 권력을 동시에 추구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徐대표는 또 "현대그룹에 얼마나 많은 공적자금이 들어갔느냐"며 "이는 국민에 대한 빚으로, 鄭의원이 우선 해야 할 일은 이 빚을 몽땅 갚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鄭의원이 무엇을 위해 대선에 출마하려고 하는지 밝히라"고 공개질의서를 냈다. 南대변인은 "돈과 권력을 함께 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1992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실패한 鄭의원의 선친(鄭周永)에 의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鄭의원이 당당하게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연기만 피우는 것은 자신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검증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그가 말한 '남자답지 못한 태도'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鄭의원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아직 본격화한 것은 아니다. 鄭의원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데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鄭의원의 대선 행보가 활발해질 경우 한나라당은 현대그룹과 현 정권의 유착의혹을 강력히 제기할 방침이다. 그걸 통해 "鄭의원은 DJ(金大中대통령)가 미는 후보"라는 주장을 적극 퍼뜨린다는 게 한나라당의 전략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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