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하변침투 실패로 흑 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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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제4보 (69~94)=백로 연결하자 李왕위는 69로 빠져나오는 노림수를 발동하여 73까지 백 3점을 잡아버렸다. 전보 흑의 강렬한 절단수가 드디어 목표물을 포착하는 순간이다.

李3단은 아까부터 하변 흑진을 노려보고 있다. 흑이 하변을 보호하는 대신 좌변을 치고들어왔으니 백의 이세돌3단도 흑의 하변을 그냥 놔둘 수 없다. 76부터 파고들어 백의 보복전이 시작됐다. 77로 가로막자 78 젖힌다. 79 절단하자 80의 단수.

李3단의 수법이 사뭇 직선적이다. 누군가 한사람은 뼈가 부러지지 않고는 못배길 사나움이 전해온다. 검토실의 프로들은 입을 봉한 채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84. 통렬한 맥점이다. 李3단이 먼저 손해를 본 것은 이 수의 파괴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흑85, 징검다리를 건너듯 가볍게 뛰어나간 李왕위의 이 한수가 84의 예봉을 멋지게 피해버린다. 92까지 한점을 빵 때려냈으나 83쪽의 손해가 너무 커서 백 실패. 아슬아슬한 바둑이었는데 이 일전에서 흑이 우위에 서버렸다. 그렇다면 백은 어떻게 두어야 했을까.

'참고도1'처럼 먼저 백1로 두는 것은 흑2,4로 실패. 따라서 '참고도2'처럼 하나만 젖혀두고 3에 붙이는 수순이 좋았다고 한다.

박치문 전문기자

협찬:삼성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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