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캐넌 슈터로 복귀 '전투 신' 골 세리머니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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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하프타임 때 열린 '캐넌 슛 콘테스트'에서 원조 '캐넌 슈터' 이기형(수원)이 1위를 차지했다. 10명의 선수 중 첫번째 키커로 나선 이기형은 시속 1백38㎞를 기록, 가장 강한 슈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백38㎞의 스피드는 역대 최고기록. 이기형은 "어릴 때부터 강한 슛을 무기로 삼겠다며 노력해온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금은 5백만원. 2위는 1백30㎞를 기록한 '진공청소기' 김남일이었다.

○…올스타전 릴레이에선 성남이 1위로 골인, 상금 2백만원을 차지했다. 선수-남자 서포터스-팀닥터-심판-구단직원-코치-여자 서포터스-선수 등 8명이 이어달리는 릴레이에서 성남은 중반까지 2위권에 머물렀으나 1위로 달리던 포항이 바톤을 놓치는 사이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경기장에는 오전부터 좋은 좌석을 먼저 차지하려는 일반석 관중 수백명이 모여들었고, 본 경기 시작(오후 7시25분) 약 4시간 전부터 1만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둘러싸자 당초 4시에 관중 입장을 시작하려던 프로축구연맹은 3시45분에 문을 열었다. 1만여명에 이르는 10개 구단 서포터들은 경기장 양쪽 골대 뒤쪽에 팀별 유니폼을 입고 응원전을 펼쳤다.

○…선수들의 패션 감각도 돋보였다. 올스타에 뽑힌 선수 전원은 'CU@K리그' 캠페인의 로고와 태극마크를 두 볼에 붙이고 경기에 임했다. 김태영(전남)은 안면 보호대를 쓰고 나와 '배트맨'의 별명을 이어갔고, 연속 경기 출전기록을 가지고 있는 골키퍼 이용발(전북)은 빨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후반전 경기에 출전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된 식전 행사는 K리그 명장면 상영에 이어 타악 퍼포먼스 '난타'가 공연됐다. 비밀에 부쳐졌던 올스타전 시축은 올스타 전원이 관중들에게 공을 선물하는 형식으로 실시됐다.

○…역시 태극전사들이 이날도 최고의 스타였다. 김남일(전남)·송종국(부산)·이영표(안양) 등은 선수 소개 때 뿐만 아니라 대형 스크린에 모습이 보일 때도 열화와 같은 함성을 받았다. 남부팀 주장을 맡은 홍명보(포항)가 소개될 땐 포항 서포터스가 관중석에 대형 그림을 펼쳐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자서전으로 구설에 올라 있는 이천수(울산)에겐 박수와 함께 그에 못지 않은 야유도 쏟아졌다.

○…재미있는 골 세리머니 대결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샤샤는 두번째 골을 넣은 후 동료 선수들에게 수류탄을 던지는 시늉을 했고, 다가오던 선수들은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

남부팀에서 추격골을 넣은 이동국이 기관총을 쏴 동료들을 쓰러뜨리는 골 세리머니로 '수류탄 세리머니'에 대응하자 샤샤도 세번째 골을 넣은 뒤에는 코너 플래그를 빼들고 기관총을 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번 올스타전에는 11년간(91년 첫 대회 개최) 올스타전 역사를 새로 쓰는 각종 기록이 속출했다. 4골을 잡아낸 샤샤는 올스타전 첫 해트트릭의 고지를 가볍게 정복했다. 또 이동국은 98년을 시작으로 올스타전 5년 연속 득점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올스타전 통산 득점기록도 7골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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