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걸린 ‘세계 최대 북’ 완성 눈앞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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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음 달 완성을 앞둔 충북 영동의 세계 최대 북 제작이 한창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이 제작 중인 이 북은 너비 6m·높이 5.8m·울림판 지름 5.4m로 60t의 소나무 원목과 40마리 분량의 소 가죽이 소요됐다. [연합뉴스]

난계 박연 선생을 배출한 국악의 고장 충북 영동에서 제작되는 세계 최대 북이 완성을 앞두고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북은 너비 6m·높이 5.8m의 거대한 울림통, 소 40마리의 가죽으로 만든 초대형 울림판으로 이뤄졌다. 다음 달 공개를 앞두고 20일 난계국악기제작촌 타악기공방 이석제(43) 대표가 울림통 표면에 용무늬 장식을 그려 넣는 단청작업을 하고 있다.

영동군으로부터 2억3000만원을 지원 받아 지난해 5월 목재 다듬는 일을 시작으로 꼬박 15개월을 걸려 북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5t 트럭 4대 분량의 소나무가 사용된 울림통 제작과정은 대형 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울림통은 6명의 악기장이 길이 1.5m·너비 15㎝·두께 7㎝의 원목을 전통 나비장(나비모양의 나무쪽)으로 일일이 끼워 맞췄다. 볼록한 형태의 울림통 모양을 만들기 위해 800개가 넘는 원목을 1300여 개의 나비장으로 끼워 맞추면서 숱한 시행착오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작된 울림통은 건조과정에서 여러 차례 옻칠이 가해졌고 바깥 면에는 풀을 먹인 삼베를 입혀 견고성을 강화했다.

울림통이 완성되자 한쪽당 20마리씩, 모두 40마리의 소가죽을 이어 붙인 초대형 울림판(지름 5.4m)을 씌우고 쇠줄로 끈을 매는 것으로 굵직한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석제 대표는 “이달 말쯤 울림통 위·아래를 뒤집은 뒤 한쪽 울림판만 더 씌우면 세계 최대 북이 완성된다”며 “9월 열리는 제43회 난계국악축제 때는 웅장한 타고(打鼓)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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