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들> 장사 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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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신동방·남선알미늄 등 네곳이 하반기 중 사실상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완전히 졸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 상황이 좋아져 채권단의 직접적인 간섭없이 자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이미 자율 경영을 하고 있는 17개 업체 중 맥슨텔레콤·벽산 등 9개 기업은 올해 안에 완전히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워크아웃 대상(기존 자율 경영 17개사 제외)인 21개 기업 중 19개 기업이 상반기에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모두 6천1백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늘어났다. 이 가운데 ▶2개 사업부를 매각해 군살을 뺀 남선알미늄▶2년째 주택공급 실적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대우건설▶미국 현지법인의 워크아웃 졸업으로 부담을 던 대우인터내셔널▶라면 등 신규 사업을 모색 중인 신동방 등의 경영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갑을·오리온 전기 등 2곳은 업종 전체의 불황이나 사업 재편 지연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감원은 자율 경영을 실시해 온 17개 기업 중 맥슨텔레콤·벽산·벽산건설·신원·삼일공사·한창제지·대경특수강·동방·성창기업 등 9곳은 올해 안에 완전히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호유화·신호제지는 내년 상반기 중에 졸업시킨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신우 등 6개사는 구조조정 상황을 좀더 지켜본 뒤 판단하기로 했다.

1998년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83개 업체가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돼 이중 47개사(57%)가 졸업하거나 자율 경영 중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인원 감축·원가 절감 등이 채권단에 의해 강도 높게 추진되면서 워크아웃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최인철 수석연구원은 "전년 동기 대비 경영 실적이 아니라 상환 유예 등의 방식으로 실제로 투입된 돈에 대한 경영 개선 효과를 따져봐야만 워크아웃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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