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속 그리스 신화 읽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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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가족과 함께 피서지에서 맞는 여름밤의 기분은 각별하다. 그 중에서도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쏟아질 듯한 많은 별을 보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거나, 자녀에게 별자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맛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아빠, 저 별자리는 무엇이에요"라는 자녀의 질문에 "모르겠는데"라고 하면 분위기는 금방 썰렁해진다. 현암아이 별학교 김지현 교장은 "우리나라의 여름밤은 별자리 여행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미리 여름밤 별자리를 알고 피서를 가면 그만큼 즐거움과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직녀별이 별자리 여행의 나침반=밤 10시 전후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고개를 젖혀 하늘 한복판을 보면 아주 밝은 별 하나를 금방 찾을 수 있다.칠월칠석 슬픈 사랑의 전설을 품고 있는 거문고 자리의 직녀별이다.

남동쪽으로 고개를 약간 돌리면 직녀별의 짝인 독수리 자리의 견우별이 역시 직녀별에 버금갈 정도로 밝게 빛난다. 직녀별에서 약간 위쪽의 밝은 별은 백조 자리의 데네브별이다. 백조 자리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흐르는 은하수 위에 자리잡고 있어 식별이 쉽다.

<그림 참조>

직녀·견우·데네브 별을 직선으로 이으면 여름밤 별자리 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커다란 직삼각형이 만들어진다. 세 별 모두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여름밤에 볼 수 있는 남쪽 하늘의 주요 별자리는 이들 길잡이 별자리 외에 헤라클레스·왕관·목동·땅꾼·전갈·천칭·돌고래·궁수자리 등이다. 북쪽하늘에는 북두칠성을 품고 있는 큰곰자리·작은곰자리·용자리 등이 있다. 별자리를 찾을 때는 그 특색을 알면 쉽다. 지평선 근처에 있는 전갈 자리는 전갈의 심장 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있는 붉은색을 띠는 밝은 별을 찾으면 된다.

각 별자리는 대부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직녀별은 견우와 직녀에 대한 전설이 있지만, 그리스신화에도 직녀별이 포함된 거문고 자리에 대한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아폴론의 아들 오르페우스는 죽음의 신 하데스로부터 뱀에 물려 죽은 아내를 저승에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땅위로 다 나갈 때까지는 뒤따라가는 아내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오르페우스는 그 약속을 잊고 뒤를 돌아봐 영영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 그 슬픔을 못이겨 오르페우스는 죽고, 그가 켜던 거문고만 별이 돼 하늘에 걸렸다는 것이다.

◇별똥도 볼거리=휴가철인 매년 7월 25일~8월 20일에는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가, 7월 15일~9월 5일에는 물병자리 유성우가 있다. 이 기간에는 하루 저녁에 1백여개의 별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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