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선정 투표에 중·인도 네티즌 세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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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인도가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새로 뽑는 인터넷 투표에서 세몰이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유적들이 상위를 차지, 공정성 시비가 우려되고 있다. '신(新) 세계 7대 불가사의(New Seven Wonders.www.n7w.com)'라는 웹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이 투표에서 2일 현재 중국 만리장성이 11.02%로 1위이고 중국 지배 아래 있는 티베트 라사의 포탈라 궁전(8.53%)이 2위다. 이밖에 인도 타지마할(7.65%), 로마 콜로세움(7.00%),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고대도시 치첸이트사(6.34%), 남태평양 이스터 섬(6.04%),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5.98%)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새로 선정하자는 이 행사는 2000년 초 스위스의 영화제작자 베른하르트 베버가 시작했다.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생각에서다. 네티즌은 이 사이트에서 문화유산 7개를 자유롭게 정해 투표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총 투표 인원이 17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후보에 오른 유적은 모두 114개다. 베버가 전 유네스코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위촉한 자문위원회는 이 중 77위까지를 대상으로 심사한 뒤 최종 후보 21개를 다음달 발표한다.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는 내년 1월 다시 심사를 거쳐 최종 발표된다.

그러나 이 같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신력 시비 조짐이 일고 있다. 국가별 투표율에서 중국 42.87%, 인도 16.76%를 기록하면서 자국의 문화유산에 몰표를 던지는 현상이 뚜렷한 까닭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7위였던 타지마할은 인도 표가 몰리면서 한달도 지나지 않아 로마 콜로세움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네티즌의 투표율은 0.1553%. 이 같은 낮은 투표 탓인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후보군에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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