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PAVVK-리그>이동국 '국산 킬러' 자존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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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저녁에도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프로축구가 벌어진 주중 다섯 경기에 모두 11만3천8백17명의 대관중이 몰려 꺾이지 않는 프로축구 열기를 반영했다.

다섯 경기 중 네 경기가 1-1로 비겼으며 홈팀이 모두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동점골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전북 현대는 수원 삼성과 1-1로 비겨 2000년 7월 8일부터 이어온 수원전 8연패의 고리를 끊으며 6게임 무패행진으로 선두를 지켰다. 전남 드래곤즈는 부산 아이콘스를 1-0으로 이겨 7위에서 단숨에 4위로 뛰어올랐다.

포항 스틸러스의 이동국은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후반 24분 선취골을 넣어 두 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며 세 골로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뚜따(안양) 등 외국인 선수 5명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 1-1 수원

선취골은 수원의 몫이었다. 전반 5분,이기형이 프리킥을 하자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가비가 오른발슛, 볼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그 순간, 공은 공교롭게도 중앙에 서 있던 수비수 조병국에게 튕겨져 나왔고, 조병국은 몸을 날리며 오른발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너무 일찍 얻은 점수는 선수들을 움츠리게 했고,전북의 추격은 매서웠다. 전반 14분 박동혁의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박성배·김도훈의 헤딩슛이 수원 골문을 향했다.

후반 8분 전북 서혁수의 센터링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에드밀손에게 정확히 보내졌고, 에드밀손은 침착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긋지긋한 수원 징크스를 깨는 순간이었다. 수원은 후반 들어 고종수·데니스를 투입했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 1-1 부천

울산 팬들의 표정에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세 경기에서 단 한골도 넣지 못한 홈팀 울산의 '0의 행진'이 계속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0-1로 뒤진 후반 42분. 김현석이 반대쪽으로 긴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골문 앞에 있던 전재운의 발에 걸렸고, 팽이처럼 몸을 돌린 전재운의 오른발 슛이 부천 골네트를 흔들었다.3백50여분간 이어진 울산의 골 침묵이 멈춰서는 순간이었다.

울산은 무득점 행진을 마감했지만 최근 다섯 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부천 박성철은 후반 21분 이을용의 패스를 받아 월드컵 폴란드전 황선홍의 선제골을 연상시키는 왼발 터닝슛으로 앞서갔다.

울산=장혜수 기자, 전주=최민우 기자

◇24일 전적

▶성남

성 남 1:1 안 양

(득) 뚜따③(전31·(助) 최태욱·안양), 황연석①(후33·(助) 가이모토·성남)

▶부산

전 남 1:0 부 산

(득) 신병호②(전23·(助)이영수·전남)

▶전주

전 북 1:1 수 원

(득) 조병국①(전5·수원), 에드밀손①(후8·(助) 서혁수·전북)

▶대전

대 전 1:1 포 항

(득) 이동국③(후24·(助) 김상록·포항), 샴①(후44·(助) 정영훈·대전)

▶울산

울 산 1:1 부 천

(득) 박성철②(후21·(助) 이을용·부천), 전재운①(후42·(助) 김현석·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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