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 善戰… '챔피언'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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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어차피 '블록버스터의 시즌'이라는 여름철로 들어가는 길목이니 '스타워즈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의 수위 등극이야 짐작했던 바였다.

그런데 오히려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예상을 뒤엎은 선전이다.

흥행 요인에 대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관계자의 분석은 간단 명료하다. "작품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원령공주' 등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구조를 가진 점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비(非)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보기 힘든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한 요인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2백개에 달하는 스크린을 잡은 '챔피언'은 손익 분기점인 2백30만명 고지까지 도달하기는 좀 힘이 달려보인다. "월드컵이 워낙 감동의 드라마였기 때문에 '챔피언'에 요구하는 감동의 기대치가 훌쩍 올라간 것 같다"는 곽감독의 발언이 이 영화의 부진 원인을 조금이나마 짐작케 한다.

11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맨 인 블랙2'가 할리우드를 장악했다. '맨 인 블랙'1편이 갖고 있었던 독립기념일 휴일 기록을 아슬아슬한 차이로 깼다. 전편의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유머의 강도만 높였다는 평단의 낮은 평가에도 아랑곳 없다는 기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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