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일각에선 과열이 진정되는 걸 넘어 중국의 ‘성장엔진’이 갑자기 식어버리며 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70개 주요 도시 부동산 값은 전달에 비해 0.1% 하락했다. 16개월 만의 하락이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4월 12.8%를 정점으로 5월 12.4%, 6월 11.4%로 둔화하는 추세다.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에 비해 60~70%씩 줄어드는 등 ‘급랭’ 양상도 나타난다.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향후 중국 대부분 도시에서 주택 값이 지금보다 10~20% 하락하고, 상하이·베이징 등에선 20~30%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자 ‘급랭’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이후 중국의 빠른 성장세를 이끌어온 축 가운데 하나가 부동산 경기였기 때문이다. 또 남유럽 재정위기에다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는 등 해외변수가 여전히 불안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분석가 출신의 케네스 로고프 하버대드 교수는 지난주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시작됐으며 이는 은행 시스템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단 중국은 고삐를 계속 죄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주택건설부는 13일 웹사이트를 통해 “중앙과 지방 모두에서 주택가격 상승 억제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 방지를 위해 지난 4월 2주택자에 대한 대출금리 하한선 인상, 3주택자 대출 중단 등 고강도 조치를 내놓았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긴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더라도 그 강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과열조짐이 있던 부동산 경기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는 데다, 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중국의 경제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어 부동산 규제가 추가로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