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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차장 전원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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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국가정보원 1차장(해외)에 서대원(55) 외교부 본부대사를 내정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국정원 2차장(국내)에는 이상업(57) 경찰대학장이, 3차장(대북)에는 최준택 국제문제조사연구소장이 내정됐다. 김 대변인은 "고영구 현 국정원장은 풍부한 식견과 경륜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과거사 규명과 개혁 인사를 진두지휘해온 김만복 기조실장도 유임됐다. 이로써 고 원장에 대한 신임과 차장의 전원 교체로 새 피를 수혈한 2기 국정원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청와대는 2기 국정원의 핵심 과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총력 지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서대원 1차장 내정자는 유엔대표부의 공사, 차석 대사와 본부의 국제연합 심의관.국장, 국제기구 정책관을 지낸 유엔, 국제기구통이다. 다자 무대에 올라 있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해외정보 관리의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외교보좌관 후보에도 올랐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서 차장은 외교부의 반기문 장관, 이태식 차관과 서울대 외교학과 동문이다. 이 차관과는 외시 7회 동기이기도 해서 고질적 문제점이던 외교부와 국정원의 공조를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준택 3차장 내정자는 국정원 11기(7급)로 출발해 30년간 북한정보 분석 분야에서만 근무해온 대북 정보 전문가다. 북핵문제 분석에는 국내 제1인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산하의 외교안보 부처 차관보급 정례회의인 '정세평가회의'의 국정원 측 대표로 참여해 왔다. 청와대와 '남북관계'의 코드도 맞춰왔다고 한다.

이상업 2차장은 현 국회정보위원장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의 매제다. 국회에서 처남, 매제 간에 질의 응답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게 됐다. 지역적인 안배도 고려한 것 같다. 서대원(서울), 이상업(경남 창원), 최준택(전남 고흥) 등으로 균형이 이뤄졌고 함께 내정이 발표된 허준영 신임 경찰청장은 TK(대구.경북) 출신이다.

김종민 대변인은 "물러나는 1차장과 2차장은 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재직해 왔고 김보현 3차장은 그 전인 4년 전부터 재임해온 분들"이라며 "이번 인사는 조직 운영과 쇄신을 위해 국가정보원장의 뜻을 존중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 약력=서대원 1차장▶경기고.서울대 외교학과▶주 유엔 차석대사▶주 헝가리 대사

이상업 2차장▶동아고.고려대 법학과▶경기지방경찰청장▶경찰청 수사국장

최준택 3차장▶고흥농고.건국대 사료학과 ▶국정원 과장.실장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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