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등 수뇌부 도발지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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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해 도발을 지휘한 북한 해군의 총책임자는 김윤심 해군사령관이다.

1999년 6월 연평해전에서 우리 해군에 참패했을 때도 사령관직에 있었지만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재신임을 받았고, 지난 4월에는 상장(上將·우리의 중장에 해당)에서 대장으로 진급했다. 91년 7월부터 서해함대사령관을 지내다 97년 6월 사령관에 오른 해군의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金위원장은 지난 5월 1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김윤심 사령관에게서 상황보고를 받고 "해군사령부가 당의 주체적인 군사전법으로 무장하고 높은 작전지위 능력을 소유해 조국의 바다를 철통같이 지켜나가고 있다"며 독려하기도 했다.

우리 군당국은 金위원장의 해군에 대한 각별한 애정 표시가 3년 동안 절치부심해 온 북한군의 보복전에 뒷심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 군부는 군최고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金위원장을 정점으로 군내 노동당 조직을 총괄하는 조명록 총정치국장과 군령(軍令)을 이행하는 김영춘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의 두 축으로 짜여 있다. 여기에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1백17만여명에 이르는 정규군의 군무를 담당한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군이 선제사격을 가하기 위해서는 정장(艇長)만의 판단으론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정명도(상장)서해함대사령관을 거친 김윤심 사령관의 사전 명령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북한군의 지휘체계 특성상 해군사령관 출신인 김일철 무력부장이나 총참모장·총정치국장도 전투현장의 정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작전을 지시하고 북한군의 피해상황을 인지했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金위원장을 비롯한 북한군 수뇌부도 도발을 지시 또는 용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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