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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줄이고 빚 갚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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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대기업들은 앞으로 증자와 은행 차입 등 외부자금 조달을 줄이고, 여윳돈이 생기면 빚을 갚는 데 우선적으로 쓸 예정이다. 그런데도 매출이 크게 늘어나 3분기 기업 자금사정은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넉넉한 자금사정=전국경제인연합회(www.fki.or.kr)는 27일 5백대 기업(응답 3백99개사)을 대상으로 한 '2002년 3분기 기업의 자금사정 BSI 조사'에서 외부자금 조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2.9로 3분기 중 외부자금조달 규모가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BSI가 100 이하면 자금사정이 전 분기보다 나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은행 차입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BSI는 각각 89.1과 87.1로 나타나 증시에서의 자금조달(BSI 98.5)보다 더 많이 줄일 계획이다. 또 부채상환자금 BSI가 119.2로 조사돼 기업들은 2분기 때보다 빚을 갚는 데 더 노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 회사채 중 3억달러 가량을 만기 이전에 상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보유 현금이 5조원을 넘어서고 달러도 약세여서 금리가 높은 외화 사채를 조기에 상환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모처럼 상반기에 적잖은 이익을 낼 전망이지만 누적 적자를 덜고 가입자망 확충·신규 투자 등을 하는 데 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도 "돈이 생기면 가급적 빚을 갚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도 낙관=대신 기업들은 필요한 돈은 되도록 매출 수입 등 내부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자금수요 BSI가 127로 나타나, 필요자금 규모가 2분기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설비자금 BSI가 123.5로, 그동안 부진했던 기업 시설투자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업들은 아시안게임과 대통령 선거 등으로 내수 호조세가 지속되고, 수출도 호전되는 등 3분기 매출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자금사정 BSI는 142.6으로 2분기 이후 연속해서 140을 넘었다.

김영욱·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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