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중동평화案' 발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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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자폭공격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동평화안 발표를 연기하고 이스라엘은 대규모 보복전을 전개해 중동지역의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일 예비군에 긴급 소집령을 내렸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19일 오후 예루살렘에서는 전날 시내를 달리던 버스에 가해진 자폭공격으로 19명이 사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또다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자폭공격이 발생, 최소한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격 용의자는 정류장 근처까지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와 내린 뒤 정류장 대합실로 돌진해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경호조직 '파타' 산하 무장단체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2명의 대원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데 대한 복수"라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자폭공격이 잇따라 발생하자 부시 대통령은 20일께로 예정됐던 중동평화안 발표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고,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하고 나섰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심각한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히고,"지금은 (평화안을 발표할)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아라파트 수반의 청사가 있는 팔레스타인 행정수도 라말라와 베들레헴에 재진입하고, 제닌·나블루스에서도 이틀째 교전을 벌였으며 가자지구의 금속공장 세곳을 미사일로 공습, 근로자 13명을 부상케 했다.

이스라엘군은 "문제의 공장들은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의 무기를 만들어온 곳"이라고 주장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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