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社 사업 다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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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사업확장에 나섰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나 빌딩 매입·임대에 주력하던 이들 외국 자본은 최근 호텔·할인점사업에 이어 부동산개발사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외환 위기 직후 외국계 투자회사가 서울 도심·강남·여의도 등에서 사들인 빌딩은 줄잡아 3조2천억원어치. 연 12~15% 이상의 임대수입이 보장되는 알짜 물건들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최근 규모가 큰 빌딩이 매물시장에서 사라진 데다 값도 올라 연 10% 이상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어졌다.

이 때문에 투자회사들은 호텔·할인점·백화점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고 있다.

네덜란드 투자회사인 로담코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레지던스형 호텔인 프레이저 스위트를, 골드먼삭스는 부산 메리어트 호텔을 사들이면서 호텔업에 각각 진출했다. 모건스탠리는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자 수익률이 높은 소규모 상가까지 손대고 있다.

두드러진 현상은 그동안 외국자본이 기피했던 개발사업까지 손을 뻗치는 외국투자사가 늘고 있는 것. 싱가포르 케펠랜드는 최근 한국에 지사를 세우고 지방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채윤병 한국지사장은 "선진 개발기법으로 부동산개발사업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로담코는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 옆에서 동아건설이 추진하던 2천억원 규모의 복합 쇼핑몰·영화관 부지를 매입해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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