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여행 간 가족 안전한가…" 여행사에 문의전화 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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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으로 인한 해일로 태국의 휴양지 푸켓으로 향하는 모든 여객기의 운항이 취소되자 관광객들이 방콕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AFP=연합]

26일 동남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태국 푸켓섬에서 한국인 1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초 동남아로 떠나려던 여행객들의 일정 취소가 줄을 이었다. 또 항공사와 여행사에는 이미 떠난 여행객의 안부를 묻는 가족과 친지들의 전화가 폭주했다. 푸켓 현지에는 700여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와 여행사 관계자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남아 관광시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미 동남아 지역 여행 상품을 예약한 관광객들의 대규모 환불 사태가 우려됨에 따라 여행업계가 27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 텅 빈 항공기에 잇따른 운항 차질=이날 국적 항공사의 경우 특히 푸켓행이 큰 타격을 받았다. 공항에서 즉석 탑승 포기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7시5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푸켓으로 떠난 대한항공 KE 637편은 당초 219명의 승객이 예약했으나 절반을 조금 넘는 116명만 태웠다. 지진과 해일 피해 소식을 듣고는 무려 103명이 여행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외국 항공사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푸켓항공은 당초 이날 오후 8시35분에 도착, 1시간여 뒤에 푸켓행 승객들을 태우고 이륙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공항 사정으로 27일 오전 5시에야 인천공항에 들어올 수 있었다.

또 당초 26일 오후 8시35분에 인천공항에 들어올 예정이던 오리엔트 타이항공은 아예 결항했다. 이 때문에 이 비행기를 이용, 오후 10시5분에 출발키로 했던 비행편도 취소됐다.

◆ 여행 취소도 줄이어=국내 여행사도 큰 혼란에 빠졌다. 동남아로 떠난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예약 취소도 쏟아졌다. 이 때문에 동남아 관광의 최대 성수기인 겨울을 잔뜩 기대했던 여행사와 동남아 각국 관광청은 비상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자유여행사 관계자는 "당초 오늘 국적기를 이용해 수십명이 푸켓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부분 포기하고 8명만 출발했다"며 "27일 시작될 일정도 대부분 취소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행사 측은 "여행을 떠난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친다"고 전했다.

◆ 여행 취소 따른 환불도 골칫거리=한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계속 출발시키는 상황에서 여행객 본인이 탑승을 취소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경우 통상 위약금 50%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환불해주는데 이를 놓고 승객들과의 갈등 소지가 커보인다"고 했다. 이 때문에 27일 여행사와 항공사 관계자들이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여행사의 경우 이미 예약이 끝나고 대금도 받은 경우가 많아 이를 다시 돌려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기찬.강갑생.최현철.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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