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언론학박사…특이한 경력 변호사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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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러시아 정치학 박사.언론학 박사.의사.변리사…'.

최근 대형 법률회사(로펌)들이 신입 변호사로 채용한 사법연수원생들의 전직 경력이다.

법률회사들이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변호사들을 앞다퉈 채용하고 있다.

3년 앞(2007년)으로 다가온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 특화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국제화에 대처하기 위한 로펌들의 생존전략이다.

법무법인 지평은 내년 초 러시아 정치학 박사 출신 류모(36)씨를 채용하기로 했다. 류씨는 5년간 모스크바에서 유학했으며, 한국토지공사의 러시아 공단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평의 관계자는 "러시아 등 국제 업무 분야를 확장하려는 회사 계획에 따라 류씨를 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평은 수련의 과정까지 마친 의사 출신 변호사도 뽑을 예정이다. 의료소송 전담팀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화우는 미디어와 관련된 소송을 강화하기 위해 언론학 박사 출신 연수원생을 채용했다. 화우는 지난해에는 특허청에서 10여년을 근무한 공무원 출신 변호사를 뽑기도 했다.

변리사.회계사 등 다른 자격증을 가진 연수원생들은 로펌들의 채용 1순위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세무대학 출신 1명과 변리사 출신 연수원 졸업생 3~4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법무법인 세종도 유명 회계법인에 3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회계사 출신을 선발했다.

세종의 채용담당 강신섭 변호사는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이 우수한 법대 출신을 선호하던 풍토에서 특별한 자격이나 재능을 갖춘 변호사들로 채용 경향이 바뀌고 있다"면서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 다양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들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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