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월드컵이 兩大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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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방선거 D-19 : 6·13 지방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의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다. 각 당은 선거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당력을 기울여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정국이 또 한번 소용돌이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승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와 각 당의 전략, 선거 후 정국 전망 등을 집중 해부했다.

6·13 지방선거를 보는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몇가지 꼽는다.

가장 큰 것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 아들들 및 친인척 비리로 인한 '게이트 정국'이다.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기획위원장은 "부패정권에 대한 심판 심리가 한나라당 지지층들을 결속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게이트 정국이 전개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영남은 물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민주당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이호웅(李浩雄)조직위원장은 "선거가 임박했는데도 게이트 사건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비리사건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지역대결의 벽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몰아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게이트 정국'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각당의 예측이 다르다. 한나라당은 "김홍걸에서 김홍업으로 조사가 이어지면서 선거전이 'DJ 대 반(反)DJ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김홍걸 구속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도가 저점을 통과했다"며 "위기감 고조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결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트 정국이 조기 종결되고 盧후보가 영남 출신임이 부각되면 상황이 뒤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드컵 열기와 한국팀의 성적도 변수다. 예를 들어 16강 진입에 성공하면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쪽이 유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당격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민주당 지지성향의 20~30대 젊은 유권자 관심이 투표장이 아닌 축구장으로 쏠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 교차한다.

젊은층의 향배와 관련해서는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이 되살아날까도 관심사다. 노사모 등에서 펼치고 있는 '투표하기 운동'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느냐가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에서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 같다.

충청권의 향배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경선 패배 후 입지가 좁아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의원이 지방선거를 통해 나름대로 역할공간을 마련할 경우 그 파장이 대선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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