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A 패션쇼 VIP 손님만 우대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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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제24회 SFAA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에 갔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일반인이 공개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패션쇼가 드물었고, 패션쇼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들도 꽤 유명한 분들이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실망했다.

먼저 어디가 패션쇼장의 입구인지 알 수 없었다. 눈치껏 사람들이 서 있는 곳에서 한참 동안 줄서서 기다렸다. 입장할 때가 가까워졌을 때 누군가가 그 곳은 VIP를 위한 문이라고 했다. 이리저리 헤매다 일반인 입구를 찾았는데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짜증난 모습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한참 지나 입장하기 시작했는데 들어가서도 불편한 심기가 가시지 않았다. 자리는 이미 찼고 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무대를 볼 수 없었다. 패션쇼에서 무대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치밀었다. 그러자 관람객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스태프들이 무대 양옆 바닥에 자리를 마련해줬지만 일부는 서 있어야 했다. 다행히 무대는 볼 수 있게 돼 그나마 고마워하며 쇼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시작한 쇼는 약 20~30분 정도 진행됐다. 두시간을 기다렸는데….

공짜로 입장한 것도 아니고 관람권을 사 들어갔는데 자리에 앉지 못하고, 보조의자도 아닌 땅바닥에 앉아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성공적인 행사는 주최측이 기대하는 게 아닐까.

ID cdheum·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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