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공격수 최용수 - 감각 헤딩·슈팅 '파워 스트라이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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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축구 전문가들의 최용수(29·제프 유나이티드)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 힘있고 헤딩력이 뛰어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다.

허정무 KBS 해설위원은 "좌·우 측면보다 문전을 파고들면서 중앙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전형적인 공격수"라고 최용수를 평가한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좀 둔탁한 느낌이 들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한다.

정종덕 SBS 축구채널 해설위원은 "최용수의 J리그 골을 분석하면 상대 문전 왼쪽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을 때 득점 확률이 가장 높았다"며 "대표팀에서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호곤 부산 아이콘스 감독은 "신장이 크면서도 감각적인 슈팅이 일품이다. 특히 헤딩이 날카롭다"고 칭찬했다. 그는 "좌·우 측면에서 크로스 패스가 날아올 때 상대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며 슛을 날리는 능력은 대표선수 중 발군"이라고 치켜세웠다. 철저한 몸관리, 가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근성·승부욕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용수의 활약에 힘입어 2000년 프로축구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던 안양 LG 조광래 감독의 평가에서는 아직도 두터운 신뢰가 묻어나온다.

조감독은 "일본 프로축구에 진출한 지난해에 득점 2위(21골)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강한 성격과 배포가 뒷받침돼 가능했을 것"이라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낼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독수리 최용수는 요즘 독기가 올라 있다.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전 후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는 황선홍·이천수 등 선·후배가 뛰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일까. 훈련 중 슈팅을 때리는 최용수의 발끝에 요즘 한껏 힘이 들어가 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최용수가 발톱 세웠다"는 말이 돈다.

최용수는 스코틀랜드전 직후 조광래 감독의 휴대전화에 메시지를 남겼다.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괜찮다. 걱정하지 마시라'는 내용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용수의 단점 중 하나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할 거란 느낌을 받으면 한없이 침체되는 점인데 메시지 내용으로는 심리적인 불안도 극복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서귀포=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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