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씨 "박근혜 대표님 제 콘서트 꼭 와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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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궁정동 안가에서 피살되던 순간을 직접 목격한 여대생 가수가 있었다. 그 가수는 그때 느낀 심경을 '무궁화'란 가요에 담아 노래했다. '날지도 못하는 새야, 무엇을 보았니, 인생의 영화가 덧없다, 머물지 말고 날아라…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 하늘에 산화한 넋이여, 몸은 비록 묻혔으나 나라를 위해 눈을 못 감고, 무궁화 꽃으로 피었네…'(무궁화). 그는 가수 심수봉(사진(左))씨다. 심씨는 전두환 정권 시절 제대로 가수활동을 하지 못했다. '무궁화'란 노래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10.26으로부터 25년 뒤. 심씨가 박 전 대통령의 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5년 만에 여는 자신의 콘서트(28, 29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 와 달라고 한 것이다.

심씨는 22일 오전 박 대표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 방명록을 통해 박 대표와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 민주당 한화갑 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를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심씨 측 관계자는 "심씨는 그간 역사의 피해자로 음악활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박 대표를 초대함으로써 지난 과거를 완전히 잊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초청해 줘 고맙다. 일정이 가능하면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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