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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자신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이젠 어느 나라와 붙어도 해볼 만하다."

13일 서귀포 파라다이스 호텔에선 국가대표 선수 17명에 대해 1시간 남짓 자유 인터뷰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대표팀 공·수의 핵심 3인방인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과 홍명보(33·포항)·송종국(23·부산)은 "어느 때보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4일로 끝나는 서귀포 전지훈련 성과 등 이들 3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을 어떻게 변모시켰다고 생각하나.

황:멀티 플레이어 얘기를 많이 하는데 내가 보기엔 히딩크 감독은 '포지션의 전문화'를 더 많이 강조한다. 이것저것 하려 들지 말고 한가지만 충실히 하라는 얘기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을 빼앗고는 오히려 공격에 나서지 말고 템포만 조절하라는 것도 한 예다.

홍: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일자(一字)수비는 그전의 한국 수비와 다른 형태다. 일본에서도 일자 수비를 충분히 해봤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송:스피드다. 단순히 빨리 뛰는 게 아니라 경기 운영을 빠르게 가져간다는 의미다. 공격 숫자가 적을 땐 백패스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에게 무엇을 많이 주문하나.

황:스트라이커로 나설 때 좌우 사이드로 나가지 말 것, 많이 움직이지 말고 한번에 크게 움직일 것 등을 얘기한다.

홍:함부로 태클을 들어가지 말고 상대 공격수를 끝까지 따라가며 수비하라는 러닝 디펜스(running defence)가 최근 수비의 주안점이다.

송:내가 뛴 경기를 비디오로 보며 뒤를 안보고 플레이하다 뒷공간을 허용한다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

-체력훈련의 효과는.

황:숨이 턱밑까지 찼다고 느껴지는 데도 계속 뛸 수 있었다. 내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홍:과학적인 훈련 덕에 개개인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달라졌다.

송:서귀포 훈련은 돌아보기도 싫을 만큼 힘들었다. 이제껏 대표팀 훈련 중에서 가장 벅찼다. 그러나 회복시간은 예전보다 절반 이하로 짧아졌다.

-어느 위치가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자신과 궁합이 맞는 선수가 있다면.

황:가운데에 있으면 고립된다는 느낌이다. 수비 뒤쪽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드가 편하다.

홍:공격으로 나설 때도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으로 올라가지 말 것을 주문한다.그럴 때 백업으로 들어오는 (김)남일이와 호흡이 잘 맞는다.

송:오른쪽 윙백으로 나설 때 움직임이 많은 (박)지성이가 앞에 있으면 좋다.

서귀포=신준봉·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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