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문표기 아직도 제각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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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의 영문 표기가 'BUSAN'또는 'PUSAN'으로 사용돼 혼란을 주고있다. 부산의 영문 표기는 2000년 7월부터 문화관광부 고시에 따라 BUSAN으로 바뀌었다. 부산의 영문 표기는 1965년 PUSAN, 1972년 BUSAN, 1984년 PUSAN, 2000년 BUSAN으로 자주 바뀌어 혼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독일의 축구경기 결과는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주요 외신들도 비중있게 다뤘고 세계의 많은 신문.TV가 스포츠면 톱으로 다루었다. 로이터통신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 대표팀의 연승행진이 한국에 3대1로 지면서 멈췄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송고했다. 그러나 기사는 '부산 발'이 아니라 푸산(PUSAN)발로 타전됐다.

스포츠 관계자들은 "부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BUSAN'과 'PUSAN'을 다른 도시로 착각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명 사전 등에는 아직도 PUSAN으로 기록돼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외국 언론 등도 PUSAN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며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 홍보 활동을 통해 바꿔주지 않으면 영문 이름에 대한 혼란은 계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 명칭에서도 영문 표기가 학교에 따라 달리 사용하고 있다.

부산대와 부산외대는 대학 영문 표기 중 부산을 'PUSAN'으로 기록한다. 반면 부산교육대는 'BUSAN'으로 쓰고 있다.

'재부산 일본국 총영사관'도 아직 공식 영문 명칭 등에 'PUSAN'을 쓰기도 한다. 영사관 관계자는 "주 흐름은 BUSAN으로 쓰고 있으나 습관적으로 간판이나 공식 문서, 홈페이지 등에 PUSAN으로 쓰기도 한다"며 "일본 관광객들이 지명 등에 왜 BUSAN이나 PUSAN으로 쓰는지 의문을 갖는다"고 전했다.

부산대 독문학과 김천혜 명예교수는 "지난 여름 부산에서 열린 국제연극제에 초청된 독일 연극단원들이 항공권과 초청장, 지명 사전 등에 부산의 지명이 오락가락해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년에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BUSAN으로 통일해 쓸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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