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가수 울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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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뮤지컬 배우가 인기 대중가수를 울렸다.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 영화 배우에서 뮤지컬 스타로 우뚝 선 조승우(사진). 그는 팬들 사이에선 아예 '조 지킬'로 통한다. 티켓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의 주간 예매 순위에선 21일 현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가수 비.김장훈의 콘서트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기획.제작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는 "20일 2차 공연분(1월 10일~2월 14일) 티켓 오픈을 했는데 당일 객석의 80%가 넘는 1만2000장이 팔렸다"며 "R석과 S석은 이미 매진이고, 지킬 역의 조승우 출연분은 표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밝혔다. 1차 공연분 티켓 오픈 때는 5일 만에 1만2000장 매진을 기록했다.

20일 오전 10시부터 티켓을 오픈했으나, 제작사 사무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전화가 폭주해 한동안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오디뮤지컬컴퍼니 홍보담당 유주영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자 친구와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싶다며 티켓 두 장을 10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티켓 가격은 9만원(R석).7만원(S석).5만원(A석)이다. 낮은 등급의 티켓부터 팔리는 다른 공연과 달리 '지킬 앤 하이드'는 R석부터 매진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에선 '지킬 앤 하이드' 티켓이 장당 25만원씩에 거래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나 31일, 혹은 신년 첫날 공연은 티켓 가격이 더 높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지킬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지킬표만 있으면 데이트 상대를 구하기 어렵지 않다'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조승우의 인기 비결은 섬세한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 두 요소가 버무려져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그를 '뮤지컬 흥행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조승우는 21일 "사람들의 시선이 저한테만 몰려서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지킬을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2월 14일까지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 1544-1555.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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