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81% "호주승계 아내 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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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에 사는 여성 10명 중 8명은 호주승계에서 아들보다 아내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가 발간한 『2001 서울여성 백서』에 따르면 아들이 아내보다 우선하는 현행 호주승계 순서에 대해 여성의 81%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호주제도가 남아선호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들만이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혼한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재혼할 때 전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는 '부자동성(父子同姓)주의'에 대해서는 78%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대신 "부부가 협의해 자유롭게 결정해야"(43%)거나 "새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26%)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어머니의 성을 따라야"(10%)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 '호주제가 사라지면 가족이 붕괴될 것'이란 호주제 옹호론에 대해서도 서울 여성의 75%가 "아니다"고 답했으며, '호주제가 있어야 효가 실천된다'는 의견에 대해선 "별 관계 없다"(83%)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서울시 김윤규 여성정책기획팀장은 "여성의 권익 향상으로 호주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미래의 가족관은'아들 중심 사고'에서 상당히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재혼녀와 초혼남의 결혼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재혼남과 초혼녀의 결혼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의 결혼은 1980년 1.5%에 불과했으나 90년에는 2.2%, 2000년에는 3.6%로 급증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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