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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의 히딩크 전사 주전 다툼 '불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계절의 여왕 5월, 한반도 남쪽 끝 제주도엔 지금 꿈이 영글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한 힘찬 팡파르가 울려퍼졌다.

월드컵을 향한 히딩크호의 마지막 담금질이 2일 서귀포에서 시작했다.

최종 정예 멤버 23명의 태극전사들은 이날 오후 6시30분 서귀포 파라다이스 호텔에 집결, 12일간의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1년4개월간의 훈련이 최종 엔트리 합류를 위한 경쟁이었다면 앞으로 남은 한달은 베스트 일레븐에 들기 위한 경쟁이다. 포지션별 주전 경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주전 경쟁이 특히 뜨거운 포지션을 추려본다.

▶공격수-설기현 vs 최용수

23명 중 황선홍만이 완전한 몸을 만들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황선홍의 컨디션을 매일 체크하라"고 지시하면서 재활치료사 야노에게 황선홍을 전담토록 했다. 황선홍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공격의 축은 황선홍이다.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설기현과 최용수가 각축한다.

둘다 '킬러 본능'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설기현은 대표팀에서 1년 넘도록 골맛을 보지 못했고, 최용수는 공간 활용 능력과 볼트래핑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두 선수를 모두 제외한 채 좌우측에 이천수·최태욱·차두리 등 '젊은 피'를 포진할 가능성도 있다.

▶왼쪽 미드필더-이을용 vs 이영표

9명이 네자리를 놓고 얽히고 미드필더진은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이 어느 위치에 서느냐가 숙제이긴 하나 터줏대감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곳은 왼쪽 미드필더. 이을용과 이영표의 맞대결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이을용과 이영표가 나란히 투입돼 전혀 다른 색깔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을용이 두꺼운 수비를 중심으로 간간이 가로채기에 이은 날카로운 역습플레이를 보여줬다면 이영표는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돌파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히딩크 감독이 수비와 공격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둘의 활용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오른쪽 수비수-최진철 vs 이민성

이민성의 부상 회복과 함께 30대 3인방의 수비진영에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민성은 오른쪽 수비수 최진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최진철에 대해 "개인기는 부족하나 몸싸움과 대인마크 만큼은 누구보다 안정적"이라고 평했다.

대표팀 중 최장신(1m87㎝)이라는 점도 폴란드 등 유럽팀과의 격돌을 앞둔 현재로서는 최진철에게 유리하다.

반면 이민성은 오버래핑에 능하다. 간간이 날리는 중거리슛도 위협적이다.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던 만큼 경기에 대한 갈증이 그를 언제 폭발시킬지 모른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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