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폴란드 '이상 기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9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불똥은 히딩크호에만 떨어진 게 아니다. 한국과 함께 조별리그 D조에 속한 세 나라도 현재 최종 엔트리 선정 작업과 함께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세나라 전력 상황을 재점검한다.

◇폴란드

사면초가(四面楚歌).

폴란드는 지금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할 때만 해도 '컨디션 난조'라는 말이 어느 정도 먹혔으나 지난 18일 루마니아와의 홈경기에서도 졸전 끝에 패하자 엥겔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게 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도 38위로 떨어졌다.

폴란드의 최대 고민은 포백 수비라인에서 양사이드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발빠른 상대 공격수에 번번이 후위가 침투당하며 전체 수비진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엥겔 감독도 "남은 기간 대인마크와 위치선정 등 수비의 짜임새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며 수비 보완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공격도 최근 A매치만 놓고 보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보여준 세밀함과 날카로움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흑진주' 올리사데베가 제 컨디션을 발휘하고 후위에서 단번에 전방으로 찔러주는 전진 패스가 살아난다면 폴란드는 본연의 파괴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지난 23일 일찌감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자신감의 표출이다.

미국 대표팀의 특징은 '경험'을 중시했다는 것. 평균 연령 28.7세로 이번 월드컵을 포함해 월드컵 3회 출전 선수가 7명이나 된다.

최근 미국 축구의 화두는 '체력'이다. 최근 열린 두차례 평가전에서 후반 25분 이후 급격히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수비의 조직력이 무너졌다. 이런 와중에 아구스(34)·야모사(33)등 30대 위주로 수비진을 구성한 것은 다소 의외다. 아레나 감독은 "나이와 체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충분한 경험으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줄 것"이라며 주위의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4번의 A매치에서 혼자 다섯 골을 터뜨린 신예 클린트 매시스(26)가 경계 대상 1호로 급부상했다.

◇포르투갈

"스타 플레이어가 축구를 하는 게 아니다. 강팀은 조직력에 따라 좌우된다."

올리베이라 감독의 지론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포르투갈은 최근 두차례 평가전에서 플레이메이커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의 출전 여부에 따라 1백80도 다른 내용의 경기를 펼쳤다. 피구가 빠진 지난달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선 공수의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1-4로 대패했다. 반면 피구가 뛰었던 지난 18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선 선전 끝에 1-1로 비겼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전력을 단순히 피구라는 존재의 유무 만으로 따질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루이 코스타(AC밀란)·주앙 핀투(스포르팅 리스본)·누누 고메스(피오렌티나)등 슈퍼스타들은 같은 A매치라도 중요한 경기가 아니면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어쨌거나 한국으로서는 피구-코스타 공격라인을 어느 정도 봉쇄하느냐가 관건.

정제원·최민우 기자

joongang.

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